누이는 새로 사온 종이인형에 이것저것 옷을 입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누이의 패션감각은 길러지는 것이었지만, 그때 나는 다만 그 종이인형의 옷들을 자꾸만 벗겨보고 싶을 뿐이었다. 누이의 패션쇼와 나의 누드쇼 사이에 종이인형의 고리들만 애꿎게 수난을 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