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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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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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선생님. 교련시간은 제게 최대의 고역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제식훈련 중 총을 떨어뜨려 부러진 일은 결코 고의가 아닌 단순한 실수였습니다. 그 후로 저는 총 값을 변상하라는 선생님의 농 섞인 집요한 추궁에도 불구하고 내내 버티다 무사히 졸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었습니다. 문무대로, 논산훈련소로, 전방부대로, 그것으로도 모자라 예비군훈련에 민방위교육까지, 저는 총 값 이상으로 그 대가를 톡톡히 치렀습니다. 호국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단지 강압과 통제, 가짜총보다 더한 기망의 무게가 버거웠을 따름입니다. 건승을 빕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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