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초목이야기】미쑥이
꽃이 하얗고 아주 작은 데다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미국쑥부쟁이
홍은기 온투게더 대표
승인
2023.10.25 09:00 | 최종 수정 2023.10.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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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쑥이라고 불렀다. 꽃이 하얗고 아주 작은 데다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미국쑥부쟁이 보며 그랬다. 살포시 다가가서 속삭이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이다. 미국쑥부쟁이가 혹여 놀라 꽃을 떨구기라도 할까 싶어 조심스럽기만 하다.
이렇게 앙증맞은 미국쑥부쟁이에 몹쓸 굴레가 하나 씌워져 있다. 생태계 교란식물이라는 거다. 빠르게 퍼져 나가는 번식력이 문제라고 한다. 그뿐이다. 단풍잎돼지풀처럼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도 아닌데 안타깝다.
한국전쟁 때 미군 물자에 옮겨 와 귀화식물이 된 미국쑥부쟁이였다. 힘겹게 물 건너와 그저 힘 없이 뽑혀 나가야 하는 운명이 되어 버렸다. 미국쑥부쟁이가 들어간 자리는 다른 식물들이 침입하기 어렵다고 해서 그런 가 보다.
미국쑥부쟁이 꽃말이 그리움, 기다림인 게 이해가 된다. 미국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미국쑥부쟁이가 춘천 중도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도국화, 줄기에 까칠까칠한 털이 있어 털쑥부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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