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호수공원 내 ‘북카페 조성사업’ 중단과 관련, 시와 시의회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일산호수공원 호수교 하부 북카페 설계(안).


고양특례시 호수공원 내 ‘북카페 조성사업’ 중단을 둘러싸고 고양시와 고양시의회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고양시, 북카페 조성 공사비 18억 원 전액 삭감

고양시는 22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해 온 일산호수공원 내 ‘북카페 조성사업’이 시의회 예산 삭감에 따라 기약 없이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시는 일산동구 장항동 1522번지 호수교 남단 하부 유휴공간을 활용해 쾌적한 휴식과 독서 공간을 제공하는 북카페를 기획했다. 2023년 말 설계 예산 확보로 건축기획 용역과 설계공모를 거쳐 올 10월 준공을 목표로 실시설계가 약 90% 진행된 상황이다.

하지만 시의회가 2025년 본예산과 2025년 3월 1회 추경에서 공사비 18억 원 전액을 삭감하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시에 따르면 “최근 장항택지지구 개발로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시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어 당분간 시민들은 문화·휴식 공간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불편을 겪을 전망”이라면서 “어두운 조명, 열악한 보행환경 등 노후된 교량 하부공간의 안전, 미관도 계속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일산호수공원 호수교 하부 사업 대상지


시가 계획한 호수교 하부 북카페는 지상 1층, 연면적 약 240㎡ 규모로 친환경 에너지 절약형 구조로 설계해 목재와 코르크 등 자연친화적 자재를 사용한다. 바닥 난방 방식을 도입해 냉난방 의존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구상됐다. 또 주변 약 2,200㎡ 공간에는 교량 하부 도색, 바닥 포장 등 환경 개선 공사도 진행된다.

카페 기능과 함께 도서 공간을 결합해 독서 및 소규모 문화 활동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주방도 소형 구조로 구성해 휴식 공간 확보에 중점을 뒀다.

유리 소재로 구성된 외부 벽면은 낮에는 반투명하게 자연에 스며들고 밤에는 공원을 밝혀주는 등불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설계는 야간 경관을 개선하고 공원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광장도 이용자 편의성과 안전을 고려했다. 400×400mm 화강석 포장을 적용해 시각적 통일감과 유지관리 편의성을 높였으며 호수 방향에는 벤치를 설치해 시민들이 물을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시 관계자는 “의회에서 설계비는 승인하고 정작 공사비를 전액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시민들이 누릴 수 있었던 문화적, 정서적 편익이 좌절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성원 고양시의원, 북카페 사업 중단 책임은 의회가 아닌 고양시

고양시의회 최성원 의원(더불어민주당, 주엽1,2동)은 22일 고양시가 배포한 호수공원 북카페 예산삭감 보도자료에 대해 “호수공원 북카페 사업중단의 책임은 의회가 아닌 고양시라며, 이동환 시장은 작은도서관을 폐관하고 호수공원 북카페를 추진하면서 발생한 혼란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양시는 지난 10월, 일산호수공원에 북카페 사업을 추진한다며 기능이 중복되는 호수공원 작은도서관을 폐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고양시의회의 예산심의 과정에서 도서관센터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호수공원 북카페에는 도서 대출 기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혼란을 야기했다.

최성원 의원


최성원 의원에 따르면 2024년 5월 고양시에서 발주한 <일산호수공원 북카페 조성 기본 및 실시설계 과업지시서>에는 ‘도서대여’ 기능이 명확히 명시되어 있었다.

이에 최 의원은 “사업 추진에 가장 중요한 예산 심의과정에서 과업지시서와는 다른 입장을 밝힌 고양시 집행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라며 “호수공원 북카페 신규사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행정적 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최 의원은 “이런 혼란이 발생한 이유는 애초에 명분없는 작은도서관 폐관의 논리를 호수공원 북카페에서 찾다보니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공립작은도서관을 폐관하고자 하는 이동환 시장의 편협한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카페 조성 공사가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시는 올 9월 예정된 제2회 추경에서 공사비를 다시 확보할 계획이지만 시민들은 최소 1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