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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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식모 (食母) : 생존의 근본
唯之與阿, 相去幾何? (유지여아, 상거기하?)
순종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의 차이는 얼마인가?
善之與惡, 相去若何? (선지여악, 상거약하?)
선함과 악함의 차이는 얼마인가?
人之所畏, 不可不畏。(인지소외, 불가불외.)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누구나 두렵다.
荒兮, 其未央哉! (황혜, 기미앙재!)
생각의 영역이 넓어도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다 알 수 없을 것 같다!
衆人熙熙, 如享太牢, 如春登臺。(중인희희, 여향태뢰, 여춘등대.)
많은 사람들이 마치 성대한 연회에 참석한 것처럼 즐거워하며,
마치 봄에 높은 곳에 올라 봄놀이를 즐기는 듯하다.
我獨泊兮, 其未兆, (아독박혜, 기미조,)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홀로 어쩔 줄 모른다.
沌沌兮, 如嬰兒之未孩, (돈돈혜, 여영아지미해,)
엉키고 엉켰구나! (나는) 갓 태어난 아기처럼 즐거워할 줄 모르는 구나.
儽儽兮, 若無所歸。(래래혜, 약무소귀.)
피곤하고 피곤하구나! (나는) 먼 길 떠난 나그네처럼 돌아갈 곳이 없구나.
衆人皆有餘, 而我獨若遺。(중인개유여, 이아독약유.)
사람들은 모두 삶의 여유가 있는데, 나만 홀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다.
我愚人之心也哉! (아우인지심야재!)
(그 사람들의 눈에)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우둔하고 무지하다.
俗人昭昭, 我獨昏昏; (속인소소, 아독혼혼;)
남들이 다 뽐낼 때는 나만 혼자 아둔하고,
俗人察察, 我獨悶悶。(속인찰찰, 아독민민.)
남들은 모두 총명한데, 나만 혼자 더듬거린다.
澹兮其若海, (담혜기약해,)
(그러나) 나는 끝도 없이 넓은 바다처럼,
飂兮若無止。(료혜약무지.)
세차게 출렁이는 바람처럼, 천리를 휩쓸고 지나간다.
衆人皆有以, 而我獨頑似鄙。(중인개유이, 이아독완사비.)
사람들은 다 성과가 있는 것 같은데, 나만 우둔해 보인다.
我獨異於人, (아독이어인,)
그렇지만 나만 혼자 다르다.
而貴食母。(이귀식모.)
신생아에게 모유처럼 '도'를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다른 사람들은 멋지게 사는데, 나만 홀로 아둔하게 사는가?
비교에서 나오는 착시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는 착시를 진짜라 생각하고 착시에 목을 맨다. 자연의 순리에 맞게 사는 사람은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그는 풍운아다. 자신의 한계를 잘 알고, 자신의 역할을 잘 알기 때문이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가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있다. 뱁새는 뱁새의 삶이 있고 황새도 그렇다. 뱁새가 못한 것도 아니고 황새가 잘난 것도 아니다. 뱁새는 뱁새고 황새는 황새일 뿐이다. 서로의 삶이 다를 뿐인 것을 서로 비교하면서 억매이게 되는 것이다.
요즘 같은 SNS 시대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을 보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멋지게 사는 것처럼 보이고, 나만 궁색하게 사는 것 같아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럴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할 수 없다. 다만 조급한 욕망에 끌려간다면 좋지 않다. 조급한 욕망이 주는 결과는 만족보다는 허허로움을 남기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중심을 잡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것이다. 기죽을 이유 없다. 내가 왜 다른 사람처럼 살아야 하는가?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풍운아로 사는 것은 어떤가? 순리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 생존을 위한 근본전략이다.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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