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32.知止 (지지) : 분수를 알고 지킴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승인 2022.07.20 09:00 의견 0

(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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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知止 (지지) : 분수를 알고 지킴

道常無名, (도상무명,)

도는 언제나 이름 없는 질박한 바탕과 같다.

樸雖小, 天下莫能臣也。(박수소, 천하막능신야.)

비록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작지만, 천하에 도를 (마음대로) 다스릴 사람은 없다.

侯王若能守之, (후왕약능수지,)

왕이 도의 원칙에 따라 천하를 다스린다면,

萬物將自賓。(만물장자빈.)

만물은 자연히 그를 따를 것이다.

天地相合, 以降甘露; (천지상합, 이강감로;)

천지간에 음양의 기가 서로 조화되면, 만물에 이로운 단비가 내려,

民莫之令而自均。(민막지령이자균.)

백성들은 명령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균등하게 나누어진다.

始制有名, (시제유명,)

만물이 생겨나면서 이름(名)이 생겨났고,

名亦旣有, (명역기유,)

여러 이름이 정해졌으니 (그 이름에 따라) 분수가 있어야 하고,

夫亦將知止, 知止可以不殆。(부역장지지, 지지가이불태.)

각자의 분수를 알고 역할을 지키면 아무런 위험이 없다.

譬道之在天下, (비도지재천하,)

도는 천하 곳곳에 어디에나 골고루 존재하는 것이어서,

猶川谷之於江海。(유천곡지어강해.)

마치 모든 계곡의 하천이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것처럼 만물은 자연적으로 따른다.

하재열 사진작가의 심상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분수에 맞게 살면 뒤탈이 없다.

대부분의 일들은 서로 조화되어야 좋은 결과를 낳는다. 구성원의 조화가 선행되면 각자 알아서 제 할 일을 하게 되고, 일의 분배도 자연적으로 균등하게 된다. 만물이 생겨나면서 명칭이 생겨났고, 명칭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정해지고, 역할에 따라 각자의 분수가 정해진다. 각자의 분수를 알고 그 역할을 다하면 아무런 다툼이 생기지 않는다. 각자 이름에 맞게 이름값을 다하면 아무런 탈이 없다.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벗어나 월권을 할 때 위험이 따른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갖고 싶은 것은 대부분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다. 내가 내게 주어진 역할을 넘어서 더 큰 일을 하고자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도 그렇다. 그러므로 서로에게 주어진 역할과 범위를 지키면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역할과 분수를 아는 사람은 믿을 수 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주위에는 사람이 모인다. 무엇보다 자신의 분수와 역할을 다하면 그 누구도 얽어매거나 길들일 수 없으니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유롭게 살겠다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분수와 역할을 지키지 않으니 스스로 자유를 배척하는 꼴이다.

김규철 /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hohoqc@naver.com

총니(丛妮) / 서원대학교 국제학부 조교수

nini5832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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