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도덕경】 11. 무지용(無之用) : 무의 쓰임
김규철 서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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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1 09:00 | 최종 수정 2022.06.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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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본 도덕경은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읽기를 권합니다.
(1) 도덕경에는 삶의 지혜가 들어있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격언집으로 읽으면 좋습니다.
(2) 한글 위주로 읽기를 바랍니다.
(3) 읽는 도중에 나오는 도를 아는 사람, 도가 있는 사람, 성인, 통치자, 지도자, 왕 등은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은 나’로 치환하여 읽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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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무지용(無之用) : 무의 쓰임
三十輻共一穀, (삼십폭공일곡,)
30개의 바퀴살을 수레에 꿸 때,
當其無, 有車之用。(당기무, 유차지용.)
빈 공간이 있어야, 바퀴가 굴러갈 수 있다.
埏埴以爲器, (연식이위기,)
흙을 빚어(밟아) 그릇을 만들 때에도,
當其無, 有器之用。(당기무, 유기지용.)
빈 공간을 남겨야, 그릇의 쓰임을 다 할 수 있다.
鑿戶牖以爲室, (착호유이위실,)
집을 지을 때에도,
當其無, 有室之用。(당기무, 유실지용.)
문과 창문 그리고 벽과 빈 곳이 있어야, 방의 쓰임을 다 할 수 있다.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그래서 유(有)는 이로움을 만들고, 무(無)는 그 쓰임의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렇게 이해했다.
★★★ 유(有)는 이로움을 만들고, 무(無)는 그 쓰임의 역할을 한다.
무엇이든 비어있는 곳이 있어야 쓰임의 역할을 한다. 그릇도, 바퀴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생활하는 방(room)도 빈곳이 없으면 그것은 이미 방이 아니다. 문, 창문, 벽이 있든 없든 비어있는 곳이면 방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보면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방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만약 방이라고 만들어 놓고 비워진 곳 없이 꽉 채워버린다면 방이라는 역할은 사라진다. 그것은 이미 방이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유무는 서로 상생하고, 빔과 채움도 서로 상생한다. 유 없이 무가 있을 수 없고, 무 없이 유가 있을 수 없다. 유와 무는 서로 다른 역할이지 높고 낮은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빔과 채움도 마찬가지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욕심으로 꽉 차있는 마음에는 어떤 것도 들어갈 수 없다. 닫혀버린다. 불통이 되어버린다. 불통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 나만 답답하고 나만 불쌍해진다. 마음에 여유를 남겨두는 것, 내가 편하고 행복해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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