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비기나무 Vitex rotundifolia L. f. 마편초과 순비기나무속 상록 활엽 관목
일 년에 한 번씩 맛기행을 간다. 매번 남도로 다니다가 부산으로 가게 됐다. 영도 카페, 달맞이길 조개구이, 기장 짚불 곰장어구이, 남포동 완탕, 해운대 복국, 출발하기 전부터 맛집이 화려하게 올라왔다. 울산 거쳐 부산으로 갔다.
울산 우가포에서 바다 바라보며 회를 먹다 보니 부산 맛집 생각이 사라졌다. 부산 맛기행이니 부산을 가기는 갔지만 귀경길에 우가포 해변을 걷고 싶어졌다. 강동누리길이다. 거기서 제주어 숨비기에서 유래된 순비기나무를 만났다.
숨비기는 해녀가 바닷속에 숨을 참고 들어갔다 나오면서 길게 내쉰다는 말이다. 순비기나무는 뿌리가 바닷가 모래 속 깊이 뻗는 게 숨비기와 비슷해서 붙여졌다. 바닷물을 흠뻑 뒤집어쓰고서도 잘 자라는 순비기나무에 어울린다.
순비기나무 꽃은 7~9월에 연한 보라색으로 핀다. 주로 해안 따라 자라는 만큼 줄기는 눕거나 비스듬히 자란다. 그렇게 드센 바닷바람 이겨내며 바다 모래 날리는 걸 막아준다. 열매는 물에 잘 뜨고 방수도 잘 되니 번식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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