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나물 Leibnitzia anandria (L.) Turcz. 국화과 솜나물속 여러해살이풀
일 년에 두 번 피는 꽃이 있다? 올봄에 인왕산 갔다가 솜나물 보고 생긴 의문이다. 가을이 되고나서 다시 솜나물 꽃 보러 인왕산을 찾았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꽃은 보이지 않고 훅 불면 날아갈 듯 우산털만 수두룩하니 말이다.
그 옆에서 입 꽉 다물고 있는 솜나물이 보인다. 이게 가을에 피는 솜나물 꽃이었다. 그렇지만 차마 꽃이라고 말하기 곤란할 정도였다. 9~10월에 피는 꽃은 폐쇄화로 펴지지 않는단다. 이걸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는 거다.
폐쇄화라고 하면 자가수정된 꽃이다. 자가수정하면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 대부분 회피하지만 마지 못해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른 봄에 꽃 피는 제비꽃이 그렇다. 타가수정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자가수정을 감행한다.
솜나물도 그런 모양이다. 3~5월에 피는 솜나물 꽃은 여느 꽃과 다르지 않다. 꽃이 활짝 펴 열매를 잘 맺을 것 같지만 아니란다. 가을에 자가수정된 꽃이 열매를 잘 맺는다. 봄에 부족한 게 느껴지면 가을이라고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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