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 fascist prison cell in Turi, southern Italy, in 1930, a year after the Great Crash of 1929, eight years after Mussolini’s March on Rome, and three years before Hitler’s rise to power, the leader of the Italian Communist Party, Artonio Gramsci, penned this famous reflection:
The crisis consists precisely in this: the old is dying and the new cannot be born; in this interregnum a great variety of morbid symptom appear.
--Donald Sassoon, Morbid symptoms, P.1
1929년 대공황 1년 뒤이자 무솔리니의 로마 진군 8년 뒤, 그리고 히틀러가 권력을 잡기 3년 전인 1930년, 이탈리아 남부 투리에 있는 파시스트 감옥에서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 안티니오 그람시는 이 유명한 고찰을 글로 남겼다.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 위기는 생겨난다. 이 공백기에 다양한 병적 징후가 나타난다.
--도널드 서순 <병적 징후들> 중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공개한 ‘2023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Global Risk Report 2023)’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세계가 당면할 10대 리스크 중 6개가 환경 부문이다. 1위 ‘기후변화 완화(Mitigate) 실패’, 2위 ‘기후변화 적응 실패’, 3위 ‘자연재해 및 이상기후 현상’, 4위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5위 ‘대규모 비자발적 이주’, 6위 ‘천연자원 위기’, 7위 ‘사회결속력 약화 및 양극화’, 8위 ‘사이버 범죄 및 불안 확산’, 9위 ‘지정학적 대립’, 10위 ‘대규모 환경피해’이다. 그 외에도 21세기 위험요소로는 사람의 유전자조작, 사라진 도시들, 소셜미디어의 진화, 물 부족, 식량위기, 자원의 감소, 인구 감소, 다른 세계에 정착, 향상된 인공지능의 지배 등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발생된 유전자조작이나 향상된 인공지능으로 개발된 ‘ChatGPT(챗지피티)는 인간보다 뛰어나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의료부터 금융까지 우리 삶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이고 윤리적인 여파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처럼 지정학적 위기나 부의 불평등에서 발생하는 질병, 불법이민, 테러도 극심해져 21세기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자.
◆ <Morbid Symptoms(병적 징후들, 2021)>
영국의 사회학자로 20세기 최고의 마르크스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제자인 Donald Sassoon(도널드 서순, 1946~ )은 여러 저서를 출간했다. <불안한 승리>, <사회주의 100년>, <유럽 문화사>가 그의 명저이다. 본서를 통해 현대 세계가 직면한 위기의 징후들을 분석하고 있다.
Italian fascism, a ‘morbid symptom’ certainly, but also a new form of state that enjoyed some popular consensus. The old liberal state had evaporated; the hopes engendered by the Russian Revolution had been dashed and the expected continent-wide revolutions had failed to materialise. --P.2
이탈리아 파시즘은 분명 ‘병적 징후’이지만, 또한 어느 정도 대중적 합의를 누릴 새로운 국가형태였다. 낡은 자유주의국가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러시아혁명이 일으킨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고, 기대했던 유럽대륙 전체의 혁명은 실현에 실패했다.
Xenophobia has expanded as the global movement of people has expanded. Europeans —including those often willing to support ‘humanitarian’ intervention(which usually involves bombing raids in war-torn countries)— complain that they are being ‘swamped’ by refugees. --P.9
외국인 혐오가 사람들의 지구적 이동이 확대됨에 따라 퍼지고 있다. 유럽인들—종종 기꺼이 ‘인도적’ 개입(보통 전쟁으로 폐허된 나라에 폭격을 하는 것과 관련된)을 지지하는 이들 포함—은 난민들로 늪이 되었다고 불평한다.
Since Europe’s population is ageing, what immigration does is effectively redistribute the world population not just from poor countries to rich countries but from countries with a young population to those with an ageing one. --P.48
유럽의 인구가 고령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이 실제로 하는 일은 가난한 나라에서 부자 나라로, 또한 인구가 젊은 나라에서 나이든 나라로 세계 인구를 효과적으로 재분배하는 것이다.
There is no need for reforms, new economic models, strategies, or policies that changed anything. The rich could get richer while the poor would be less poor. --P.73
변화를 가져오나 새로운 경제 모델, 전략, 정책 같은 건 필요 없었다. 부유층은 더 부자가 된 반면,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졌다.
For all the propaganda about the benefits of the free market, one thing is certain: markets do not provide social protection and cannot ensure that globalization will work for all or even most citizens. --P.79
자유시장의 이점에 관한 모든 선전을 위해 한 가지는 분명하다. 시장은 사회적 보호를 제공하지 않으며, 세계화가 모든 아니 대다수 시민에게도 작동하는 것을 보장해 줄 수도 없다는 것이다.
Today there is no international hegemon. The soviet Unions is no more. China is not strong enough(yet). Europe is in disarray. The US is in decline. --P.161
오늘날 국제적인 패권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소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은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다. 유럽은 혼란에 빠져 있다. 미국은 쇠퇴하는 중이다.
The United States is not an exemplary society, as most intelligent Americans realize only too well. The race divide is still as deep as it was before the election of a black president. An enormous proportion of blacks are killed by the police, or are in prison, or are poor. Mass shooting have become the norm. --P.176
대부분 지적인 미국인이 잘 인식하듯이 미국은 모범적인 사회가 아니다. 인종분열은 흑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처럼 지금도 심각하다. 흑인의 압도적인 비율이 경찰에 살해되거나 교도소에 갇히거나 가난하다.
That the dominant ethos of the European Union should be market-oriented will not surprise any observer of its history. Its goal has always been the abolition of intra-economic barriers and the creation of a single market with a single currency. --P.191
유럽연합을 지배하는 정신이 시장지향적이라는 것은 그 역사의 관찰자를 놀라지 않게 한다. 유럽연합의 목표는 언제나 경제 내부의 장벽을 폐지하고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단일시장의 창출이다.
Even when elected, politicians are faced with the limitations on their power. There is no remedy. Modern politics is largely about failing. --P.227
정치인으로 당선된다고 해도 권력의 제한에 직면한다. 해결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 정치는 대부분 실패로 가고 있다.
After all, if matters have improved over the previous centuries, it is precisely thanks to those who did not lose hope, who did not give up, and who fought on and on, however morbid the times. --P.219
결국 문제들이 지난 여러 세기 동안 개선되었다면 그것은 희망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아무리 시대가 병적일지라도 계속해서 싸운 사람들 덕분이다.
◆ <The End of the World is Just the Beginning(세계의 종말은 단지 시작이다, 2022)>
지정학 전략가 Peter Zeihan(피터 자이한, 1973~ )은 지리를 바탕으로 세계정세를 분석한 저서를 여러 권 출간했다. 본서는 지리를 바탕으로 인구감소와 환경변화 등에 따른 세계의 위기를 분석하고 있다.
In the beginning we were wanderers. We didn’t wander because we were trying to find ourselves; we wandered because we were Hongry. We wandered with the season to places with more abundant roots, nuts, and berries. --P.9
태초에 인간은 방랑자였다. 우리는 자아를 찾으려 방황하지 않았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방황했다. 우리는 계절에 따라 보다 풍부한 뿌리, 견과, 열매가 있는 장소로 방랑했다.
It is quite another for a country like Korea to muddle through when it loses access to imported oil and iron ore and foodstuffs and export markets. --P. 66
한국과 같은 나라가 수입 원유와 철광석 및 식량, 그리고 수출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될 때 헤쳐 나가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The globalization game is not simply ending. It is already over. Most countries will never return to the degree of stability or growth they experienced in 2019. And now most have lost the chance to even try to shift onto a newer, more appropriate footing. --P.88
세계화 게임은 단순히 끝나는 게 아니라 이미 끝났다. 대부분 국가는 2019년에 경험한 정도의 안정이나 성장으로 절대로 환원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 대부분 국가는 새롭고 적절한 토대로 전환을 시도할 기회조차 상실했다.
China’s labor force and overall population peaked in the 2010s. In the best-case scenario, the Chinese population in the year 2070 will be less than half of what it was in 2020. More recent data that’s leaked out of the Chinese census authority suggests that data may need to be pulled forward to 2050. China’s collapse has already begun. --P.104
중국의 노동인구와 총인구는 2010년에 최고조였다. 최상의 경우는 2070년에 중국 인구는 2020년 중국 인구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중국 인구조사 당국에서 유출된 최근자료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2050년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한다. 중국의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다.
America’s population is more than young enough that even without Mexico or inward migration, its population can keep growing for at least a few decades. --P.103
미국 인구는 멕시코 없이도, 이민 유입 없이도 충분히 젊기에 적어도 몇 십 년 동안 계속 성장할 수 있다.
Perhaps the biggest problem for the Chinese will be … the Japanese. China’s navy is coastal and near coastal, with only about 10 percent of its surface combatants capable of sailing more than 1,000 miles from shore. --P.353
아마도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 일본이다. 중국 해군은 연안이나 연안 근처에 있으며, 수상 전투함정은 겨우 10 퍼센트만이 해안에서 1,000마일 이상 항해할 수 있다.
Combine Japanese tech and military strength and wealth with India and Southeast Asia’s manufacturing potential and demographic and industrial inputs and you have one of the great alliance of the twenty-first century. --P.372
일본의 기술과 군사력과 자본을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제조업 잠재력과 인구구조와 산업시설에 결합하면 21세기 가장 막강한 동맹의 하나가 된다.
It isn’t clear that the Koreas, who utterly lack the naval capacity to look after their own necks, will be willing to reach out to the Japanese in a post-American world. Taiwan, in contrast, is a slam-dunk partner. --P.372
자국의 땅을 돌볼 해군 역량이 전혀 없는 한국이 미국이 떠난 세계에서 일본에 기꺼이 손을 내밀지 분명하지 않다. 반면 대만은 일본에 아주 각별한 상대이다.
Korea is the biggest player, and Korea’s ongoing existence not only as a manufacturing or tech power as a functional country is dependent upon the Koreans making their peace with the Japanese. A significant wrong step and the entire Android operating system will lose most of its hardware. --P.383
한국은 가장 큰 제조업자, 기능적 국가로서 제조업이나 기술력으로 한국의 계속 존재 여부는 일본과의 평화에 달려 있다. 확실히 잘못된 단계와 전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대부분의 하드웨어를 상실할 것이다.
Capital availability is a function of demographics. The Boomer generation’s mass retirement in the 2020s is to our detriment. They are taking their money with them. --P.473
자본의 가용성은 인구구조의 함수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2020년대에 대거 은퇴하면 미국에게는 손해이다. 은퇴자는 그동안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기 때문이다.
Challenge and opportunities beckon. Cultural. Economic, Technological. Climatic. Demographic. Geopolitical. Exploring that future—exploring that brave new world—will be a hell of a project. --P.475
난관과 기회는 공존한다.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기술적으로, 기후적으로, 인구구조적으로. 바로 미래를 탐색하는—멋진 신세계를 탐구하는—것은 굉장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 <The Power of Crises(위기의 힘, 2022)>
미국의 정치연구가인 Ian Bremmer(이안 브레머, 1969~ )는 미국 정치컨설팅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회장이다. <우리 대 그들>, <자유시장의 종말>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인류가 직면한 코로나19 팬데믹, 기후변화, 기술변화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The greatest threat of all to our collective future will come from the unexpected impact of new technologies that change the way we live, think, and interact with other people and will determine our future as a specices. --P.4
우리 집단의 미래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우리가 살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바꾸고, 종(種)으로서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신기술의 예상치 못한 영향에서 비롯될 것이다.
Even the threat of such a breakthrough could trigger World War Ⅲ, which would threaten the survival of the human race. That’s why this moment is much more dangerous than the 1930s. --P.173
그러한 돌파구의 위협조차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1930년대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이다.
We have tragically returned to a world where direct conflict between two of the world’s military superpowers is a matter of pressing concern, where Europe has once again become a frontline battleground for global military tensions, and where the consequences of unchecked escalation are unthinkable, yet fighteningly real. --P.206
세계의 두 군사초강대국 간의 직접적인 충돌이 시급한 문제이고, 유럽은 다시 한 번 세계 군사긴장의 최전선 전장이 되었으며, 억제되지 않은 상승의 결과는 상상할 수 없지만 놀랄 정도로 현실적인 세계에 비극적으로 돌아왔다.
For two generations now, the world has largely neglected the inherent perils of globalization: from animal-to-human and human-to-human transmission that led to a new infectious disease to the carbon emissions that drove climate change, the innovation explosion that engendered new disruptive technologies, and the countries—Russia the most powerful among them—and people that were left behind by it. --P.208
지금 두 세대 동안 세계는 세계화의 내재적 위험을 거의 무시했다. 새로운 전염병을 초래한 동물 대 인간 및 인간 대 인간의 전염에서부터 기후변화를 주도한 탄소 배출, 새로운 파괴적 기술을 초래하는 혁신 폭발, 그에 뒤처진 사람들과 국가, 그들 중 가장 강력한 러시아까지.
◆ 현대사회의 위기는 인류 공동의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다
인류가 처한 가장 큰 위기는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는 인간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하는 ‘자살행위’이자 사회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대량학살’의 범죄이다. 2050년에는 기온상승으로 지구가 거주 불가능하게 된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있다. 선진국부터 선도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인류가 지구상에 존속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결과로 초래된 빈부의 양극화 현상은 정치적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정책에 의해 조절이 가능하다. COVID19와 같은 전염병이 앞으로 또다시 창출하여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 전 지구적인 협력과 공동대처가 필요한 시기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보듯이 국지적인 전쟁이 새로운 냉전을 초래하여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놀라운 과학기술의 발전이 초래한 유전자조작이나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할 수도 있다. 인류가 새로운 종으로 태어나고 우주를 떠나 새로운 항성에서 이주할 가능성도 있다.
한 국가의 국력은 인구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인구절벽도 농촌과 도시를 황폐화하는 위기라고 한다. 그러나 인류 종으로 보면 인구를 줄이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다. 한국 젊은이들이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하였다는 주장도 성립이 가능하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21세기 위기는 우리에게 언제든 닥칠 수 있으며, 인간이 위기에 처할수록 인류문명의 존속 여부는 우리가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인류가 협력하고 공동으로 노력하여 대응한다면 21세기에 나타날 여러 위기는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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